대만에서 정말 정말 HSK 성적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Posted by 자유정의설리
2016. 7. 21. 02:22 新北:어학연수


HSK란 중국 교육부령에 의거 시행되는 중국 정부 유일의 국제 중국어 능력 표준화 국가고시이다.[각주:1][각주:2]

(대만은 빼고.)




대만에서 HSK 그까이꺼 신청해서 보면 되지 뭐.


 대만에서 HSK 성적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뭐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만의 TOCFL은 한국, 더 나아가 외국에서도 잘 인정받지 못하는 '깡통' 자격증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취업을 하실 생각이거나 혹은 해외에 중국어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면 뭐 어쩔수 없이 돈을 HSK를 봐야겠죠.

 무엇이 문제냐 하면, 대만에서는 HSK를 볼 수가 없습니다. 
 (이게 무슨소리요... 내가... 내가 HSK를 볼 수 없단 말인가...?)

 대만에서는 (기록상으로는) 지금까지 딱 한 차례 HSK를 시행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2012년 12월 2일 대만화강흥업기금회(台灣華岡興業基金會)라는 곳에서 시행한 것으로 되어있는데요, 실제로 시행했는지 안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게 대만에서 한판의 유일한 흔적입니다. (...)

 이러한 미묘한 양안관계 때문에, 굳이 HSK 성적이 급하게 필요하다면, 역시 가장 좋은 것은 한국에 가서 보는 것입니다만, 한국에 가는 비행기표는 '일반적으로' 6000~7000NTD정도 합니다. (약 20만원~25만원). 게다가 성수기일 경우에는 이것보다 더 비싼 경우도 많구요. 가장 싸게는 4400NTD 언저리대에서 스쿠트 항공사 비행기도 타봤습니다만, 시간대가 추천할만큼 좋은 것은 아닐 뿐더러 프로모션 티켓은 사실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죠.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홍콩, 그리고 중국 광동성 심천이었습니다.

왜 굳이 홍콩? 중국 본토로 가도 되잖아?


 맞습니다. 중국 본토로 가는게 사실 제일 편하긴 합니다만... 비자 비용을 생각해보면...

 원래 중국 비자가 있다면 물론 다행이겠지만, 혹은 대만 사람이어서(...) 중국에서 신청해서 만들어주는 '타이바오증(대만 동포증)'이 있다면 상관 없겠지만, 굳이 중국 멀티플 비자가 없는데 1) 한국에다가 여권을 우편으로 보내서 중국 비자를 신청하느니, 2) 혹은 여행사를 통해서 신청하면 약 10만원~12만원을 주고 단수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단수 비자가 한국에서 신청하면 6~7만원인데... 근데 그것도 1회차...)

 굳이 중국 비자를 신청하겠다면 뭐, 그것도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저같은 경우는 "난 여행사를 믿지 않아" 주의이기도 하고, 대만-중국 양안간의 직항편은 "생각보다 비쌉니다". 비행기표야 뭐 워낙 정해진 가격이 없다고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갈만한 도시들을 쭉 보면 생각보다 싸지는 않다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호텔+이동비용까지 고려하면 한국행이 더 싸게 먹힙니다.

하지만 한국행 비행기표마저 당신을 버렸다면... 홍콩(혹은 마카오)이라는 대안을 한번쯤 고민해보아도 괜찮습니다. 딱 한번만.

홍콩/마카오에서 시험을 보는 특징은?



1) 일단 홍콩/마카오 자체에서는 시험을 매달 치르지 않습니다. 마카오에서는 시험을 치른 전례가 없었고(...), 홍콩에서는 홍콩 중문대학 부속 예일 중국어 센터에서 2013~2014년은 1년 두 차례, 2015년부터는 1년 세 차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4, 8, 12월) 홍콩 대학에서는 5월과 12월, 두 차례 HSK 시험을 시행하고 있구요. 만약 운이 좋아서 4월, 5월, 8월, 12월에 시험을 본다면 굳이 본토로 넘어가서 보지 않아도 됩니다. 단, 아직 홍콩에서는 PBT(종이 방식)의 시험만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번체자에 익숙해서 간체자 기억 안나! 한다면,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2) 중국은 시험 주관 국가답게 대부분의 도시에서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매달 열립니다(...) 물론 아닐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꼭! 먼저 자기가 시험 볼 날짜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PBT(종이 기반), IBT(컴퓨터 기반)으로 볼지도 정해야 합니다. 일찍 접수만 한다면 자리는 늘 있습니다. 마카오로 비행기를 타고 갔다면 광동성 주하이 시(PBT Only), 혹은 광동성 선전 시(IBT, PBT)에서 보면 됩니다. 홍콩은 물론 선전 시에서 보는 방법이 가장 '싸게' 먹힙니다.

3) 선전/주하이 시에서 시험을 보려면, 중국 비자를 받아야 하나요? 아니오, 하지만 네. 무슨 의미냐 하면 영사관에서 직접 받은 비자는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수 여행 비자 기준 약 6만원(한국), 최소 12만원(대만) - 대만에서는 중국 비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여권을 홍콩으로 보내어 받습니다. 따라서 비용이 추가됩니다. - 인 반면, 선전/주하이 입국 비자(落地签证)의 경우 단돈 168RMB(약 29,000 KRW)이기 때문에 훨씬 부담이 덜합니다. 단 이 입국 비자는 선전 경제특구, 주하이 경제특구를 벗어날 수 없고 단 5일간만 유효하므로 일정을 짜실 때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4) 제가 비행기표를 고른 기준은 최저 기준선을 잡고 그 이하로 내려가면 샀는데, '타이베이-마카오' 비행기표는 3,000NTD 후반대 ~ 4,000NTD 초반에 구할 수 있으면 나쁘지 않게 사셨다라고 보시면 됩니다.(물론 이것보다 더 싸게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이게 최저가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대충 남들보다 엄청 많이 주고 사지는 않았다...라는 '제 나름의 기준'입니다.) 마카오의 경우 4개 항공사가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고 있는 중인데, 하루에 약 12편 절찬리 취항중(...). 에어 마카오(마카오 플래그 캐리어, 저가항공사는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의 기체입니다), 트랜스아시아 항공(저가 항공사지만 가격은 저가가 아닌...), 타이거항공 타이완(중화항공과 싱가포르 타이거에어에서 출자한 저가항공사), 그리고 에바 항공(대만의 아시아나 항공 정도의 위치)이 있습니다. 보통 에어마카오와 타이거항공이 가장 싼 편이고(일반적으로), 그 다음으로 트랜스아시아 항공과 에바 항공 순 입니다. -- 이 상황은 '일반적인' 상황으로 모든 상황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절대.

5) 마찬가지로 홍콩의 경우 4,000NTD 후반대 ~ 5,000NTD 초반대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보면 됩니다. 최저가로 봤던 것은 4,700NTD의 홍콩 항공(Hong Kong Airlines) 항공기였는데, 고민하던 와중에 날라가버려서... - 홍콩항공은 저가항공사가 아닌, 캐세이퍼시픽(플래그 캐리어)에 이은 2번째 홍콩 '대형 항공사'를 내걸은 항공사입니다. - 결국 5,000NTD 정도에 중화항공을 타고 갔습니다.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는 확실히 마카오로 가는 비행기에 비해 많지만, 마카오로 가는 비행기보다 비싸냐... 하면 공항이 좋아서(...). 일단 마카오 공항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약간 작은 버스터미널 느낌...이 강할 정도로 작아서... 여하튼, 홍콩의 경우 홍콩 항공(에바 항공과 코드쉐어), 에바 항공(홍콩 항공과 코드쉐어), 캐세이퍼시픽 항공(캐세이드래곤 항공 코드쉐어), 중화항공 정도가 있고 가오슝 발로는 중화항공, 캐세이퍼시픽 항공, 만다린 항공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타이중 공항으로는 홍콩 익스프레스(유일한 저가!!!), 만다린 항공, 그리고 캐세이 드래곤 항공이 들어가고 있네요. 보통 홍콩 항공이 아직은 제일 싼 편이고(특가가 풀렸을 때는), 중화항공 특가도 5,000 초반대까지 형성하기도 합니다. 에바항공은 조금 비싼 편,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2인 동행 등을 이용하면 싸지만 혼자서 갈때는 그렇게 싼 편은 아닌 느낌이었습니다.
 

2016년 기준, 어디로 가서 시험을 볼까?



1) 타이베이-마카오-주하이


주하이의 유일한 시험장(...). PBT만 절찬리 시행중입니다.

珠海城市职业技术学校



2) 타이베이 - 홍콩 - 선전



선전 대학, IBT와 PBT 모두 절찬리 시행중. 
深圳大学


제나 중국어 시험센터(杰娜考试中心). PBT만 시행중입니다.


"그래서 얼마 들었냐?"



일단 식비나 여행비용을 제외한 고정 비용만 계산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 기준에서 지출한 비용) 저는 7월 15일 금요일 비행기를 타고, 16일 선전 대학에서 시험을 보고(IBT), 홍콩으로 돌아와서 하루를 친구와 보낸 후 17일 밤 비행기로 대만으로 귀국했습니다. (즉, 2박 3일 기준)

물론 비행기표와 같이 변동사항이 심한 것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RMB:Renminbi, NTD:New Taiwan Dollar, HKD:Hong Kong Dollar

 

 현지 비용

 한화 환산

 비행기 표값

 5000NTD (China AIrlines)

180,000         

 비자 신청 비용

 168 RMB

29,000         

 HSK 응시료(6급)

 650 RMB + 30 RMB(Visa Card)

117,000         

 중국 1박 비용

 65 RMB

 12,000         

 홍콩 1박 비용

 190 HKD

28,000         

첵랍콕 공항->로우 코우안 

 50~55 HKD(공항버스+MTR)

8,000         

심천 황강코우안->완차이 

 42 HKD

6,000         

 기타 부대비용

 ?

?         

 합계

 

380,000KRW+?         




 대충 40만원~50만원정도 들었네요(주륵...)

일정을 어떻게 짜야 하나?(금~토, 토요일 시험일 때 기준)


* 일요일 시험은 토~월로 짜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험 관련 일정만 참고하라고 알려드리는 것으로, 개인적인 일정은 얼마든지 추가해서 관광 일정도 가시는 김에 잡으시길 바랍니다.

금요일
16:30 홍콩 공항 도착
17:00 Sheung Shui(上水)행 버스 탑승.(A41)
18:00 Sheung Shui역 도착, Lo Wu행 MTR 탑승
          (Lok Ma Chau행으로 가는 열차는 타지 마세요. 입국 비자는 Lo Wu가 가장 확실합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처리할 수 있습니다.)
18:30 Lo Wu Checkpoint를 지나, 중국 쪽으로 다리를 건넙니다. 건너고서 외국인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칼레이터가 있습니다.
          그 곳에 올라가서 비자 신청서를 쓰고 여권 주고 돈 주면 바로 붙여줍니다(...)
19:00 罗湖口岸 통과, 중국 도착.
19:10  罗湖口岸 바로 앞에 罗宝线 지하철을 타고 이동 (숙소가 있는 곳으로)
19:40 식사 후 자유시간

토요일 
07:30 체크아웃
08:00 선전 대학 역으로 MTR로 이동. 선전 대학 역에서 IBT 고사장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음... 버스 타는걸 추천.(1RMB로 셔틀 탈 수 있습니다.)
           IBT 고사장 건물은 '문과대학(文科楼)'로, 엘레베이터가 없습니다(...) 캐리어 들고 올라가느라 힘들었습니다.
           심천대학 IBT후기는 별도 항목으로.
11:30 시험 종료. - 듣기 시험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얘기하세요. 나중에 부분 재시험 가능합니다.
12:00 식사
13:00 식사 후 皇岗口岸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 이 곳은 전철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서(...) 교통이 불편합니다.
          안내양 있는 버스 타면 버스표 현금으로 살 수 있습니다.
          굳이 버스 타고 직행으로 가겠다..가 아니라면, 전철을 타는걸 추천합니다. (물론 시간이 오래걸려서 그렇지.)
          나갈 때는 굳이 罗湖로 안 나가도 되고, 선전에서 홍콩으로 나가는 어느 국경으로 나가도 괜찮습니다. (배, 버스, 전철 모두 OK)
          홍콩 국제 공항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이 곳에서 타야합니다. 무조건.
14:30 홍콩 완차이 도착.


* 이후는 알아서...



심천 대학 IBT 후기




1. 한국 당풍한어에서 시행하는 IBT는 메모가 가능합니다만, 중국 본토에서 시행되는 IBT는 모든 필기구가 사용이 금지됩니다. 즉, 듣기도 메모가 불가능하고, 모든 답은 즉시 선택해야 합니다.

2. 한국 당풍한어도 搜狗를 이용해 입력하지만, 중국 본토 또한 搜狗를 이용합니다. 단, 필기 인식이 막혀있습니다. 즉,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려서 쓸 수가 없습니다.

3. 짐은 한 구석에 잘 보관해줍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귀중품은 휴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권과 수험표 이외에는 자리에 지참할 수 없습니다.

4. 듣기 방송은 이어폰으로 진행되는데, 컴퓨터 자체에 음량 조절도 있지만 이어폰 왼쪽에도 음량 조절 장치가 있습니다. 시험 전에 꼭 확인하세요. 안그러면 저처럼 2문제 날리고 멘붕와서 망칠 수도 있습니다.

5. 시험 건물이 심천대학 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걸어서 가면 15~20분 정도인데, 심천대학 북문 쪽으로 나가서 북문을 지나 북소문으로 들어가세요. (두번째 주유소 옆 입구) 그쪽으로 들어가면 금방입니다. 북문 따라서 가면 헤매기 쉬울 것 같습니다. 바이두 지도 켜고 가세요.

6. 시험 시작은 9시, 입실은 8시 30분 정각부터 가능합니다. 9시 전까지만 입실하면 시험을 칠 수 있습니다. 제 옆 자리 분도 8시 50분쯤에 들어왔습니다. (오후 시험의 경우 시험 시작 시간 30분 전부터 입실이 가능합니다. 2, 4, 6급은 오전, 1, 3, 5급은 오후 시험입니다.)

7. 6급의 경우 한국인이 90% 이상입니다.(...)

8. 듣기 하다가 이어폰이 안나온다거나 하면 바로 얘기하세요. 나중에 얘기하면 왜 나중에 얘기하냐고 부분재시험 응시 못할수도 있습니다. 우선 주관감독한테 손들어서 얘기하고, 모든 시험이 끝나고 나서 재시험 볼 수 있으니 멘붕 하지 마세요.

9. 윈도우xp긴 한데... 가끔씩 컴퓨터가 맛이 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3~5급 쓰기의 배열 문제 같은 경우는 왔다갔다 하면 컴퓨터가 렉을 먹을수도 있다고 하니까(...) 조심하세요.


*PBT의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비슷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접수 방법


한국에서는 HSK한국사무처와 당풍한어가 대표적인 대행사로 나와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대학별 공자학원에서도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면 중국 본토에서 시행되는 HSK는 http://www.chinesetest.cn 에서 직접 접수해야 합니다. 카드는 은련카드(신한BC은련 불가능), 비자카드/마스터카드(일부) 가능합니다. 저는 마스터카드는 계속 튕기던데 결국 비자로 결제했습니다. 은련의 경우 수수료가 많지 않고, 비자의 경우 6급의 경우 30RMB정도의 수수료가 추가로 붙었습니다.



결론



 이렇게까지 해서 HSK를 보는 경우는 몇 가지 없습니다.

1. 한국에서 절대 응시를 못 할 상황. 비행기표 값이 너무 비싸다던가, 뭐 그런 경우.
2. 여행 가는 김에 겸사겸사 응시하는 경우.

근데 왠만하면 한국에서 보기를 추천합니다.(...) 일단 여러가지로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오가느라고 체력을 다 써버리는 것도 있고, 외지에서 보자니 조금 걱정되는 것도 있고... 뭐 여러가지 원인이 있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보는게 제일 좋긴 합니다. 어쩔수 없는 경우에만 이런 방법도 있다, 그리고 심천에서 HSK 본 것에 대한 소회도 써보고자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1. * 사실 위의 말도 어폐가 있는 것이, GAPSK라고 홍콩/마카오(광동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별도 시험이 존재하긴 합니다. 물론 '국제'라고 한다면야... 그리고 지역을 중국으로 한정한다면야... [본문으로]
  2. 대만에서는 '중화민국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TOCFL 시험이 존재하니까 '중국에서 인정되는'이라고 할 떄는 맞는 말일수도. 사실 대만에서는 중국 HSK도 인정은 해줍니다. 급을 낮게 봐서 그렇지. [본문으로]